코언 교수의 변신, 어디까지

  • 입력 2007년 3월 5일 03시 01분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공석이던 자문관 자리에 엘리엇 코언(사진) 존스홉킨스대 교수를 임명했다. 1997년 라이스 장관과 함께 독일 통일 과정을 다룬 책을 집필했던 필립 젤리코 전 자문관은 지난해 말 버지니아대로 복귀했다.

코언 자문관 임명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신보수주의(네오콘)의 핵심 이론가로 이라크전쟁을 지지했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후 재건 정책을 놓고 “이렇게 무능할 줄 몰랐다”며 통렬한 비판자로 돌아섰기 때문.

그는 2005년 여름 하급 장교인 아들의 이라크 파병을 앞두고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전쟁 지도자들은 행복한 얘기나 실책을 부인하는 짓은 그만두라. 지도자는 전장의 군인들과 동등하게 진실하고 진지해져야 한다”며 군 지도부를 통렬히 비판했다.

미 언론은 “코언 자문관의 전쟁관 변화도 흥미롭지만 존 볼턴 전 유엔대사 및 로버트 조지프 전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 같은 강경파의 정부 이탈에 맞춰 그가 기용된 것은 다목적 포석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부시 행정부 2기에서 뿌리가 말라 가던 네오콘 그룹에 새로운 활로가 주어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양보를 많이 한 것으로 평가되는 2·13 베이징 합의에 반대하는 강경 보수파의 목소리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철군이 아닌 병력 증파’ 결정이 내려진 시점에서 이라크 재건정책의 방향도 조율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언 자문관은 1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난 미국 외교정책 전반을 이해한다. 내 생각을 밝히기를 꺼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 이라크전쟁을 앞두고 부시 대통령이 여름휴가 동안 그가 쓴 ‘최고 사령부’를 탐독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 책은 민간인 대통령과 군 지휘관의 관계를 다뤘다.

하버드대 정치학 박사 출신으로 하버드대 교수를 지낸 코언 자문관은 영국의 강한 외교를 이끌었던 윈스턴 처칠 총리 연구가로도 알려졌다. 그는 1993년 네오콘의 이념 기반인 ‘신(新)미국세기 프로젝트’의 공동 설립자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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