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날 오전 참의원 예산위원회 답변에서 "미 하원 청문회에서 이뤄진 증언 중 어떤 것도 확고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1일 옛 일본군이 위안부를 강제 동원하는데 개입했다는 근거가 없다고 발언해 한국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이날 다시 국회에서 같은 취지의 발언을 공식화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또 '협의의 강제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없었으나 광의의 강제성이 있었다'는 종래의 주장을 되풀이하고는 "기본적으로 (위안부 강제동원을 시인한 1993년) 고노(河野) 담화를 계승한다는 자세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서는 일본의 최대 야당인 민주당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도 비판한 바 있다. 그는 4일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이 의심스럽다"며 "외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불신을 낳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일본 언론은 5일 아베 총리의 최근 발언이 이 결의안에 대한 미 의회 내 채택 반대파를 혼란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대파 의원들은 고노 담화를 내세워 "일본이 이미 잘못을 인정하고 충분히 사과했다"며 일본을 두둔해왔으나 2일자 뉴욕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에 아베 총리가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모두 부정한 것처럼 보도돼 곤란한 처지에 빠졌다는 것.
한편 미국 내 지일파의 대표격으로 알려진 마이클 그린 전 미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상급부장은 4일 보도된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혹 결의안이 채택되더라도 미국의 대일 동맹 정책에는 영향이 없겠지만, 일본이 결과에 반발하면 사태는 악화된다"며 조용히 대응할 것을 권했다.
그는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강제성이 있건 없건 이를 해명하더라도 일본에 대한 국제적인 평판이 좋아지지는 않는다"며 "위안부 문제로 동정 받는 것은 피해여성들뿐이며 일본이 정치적으로 이길 수는 없다"고 충고했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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