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는 5일 위키피디아에 2만여 건의 글을 올리거나 편집해 온 사용자 ‘에스제이(Essjay)’가 이력을 허위로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자진 사퇴했다고 전했다.
에스제이는 사용자 이력란에 자신이 교회법을 전공했으며 한 사립대에서 종교학을 가르치는 종신 교수라고 밝혀 왔다.
그러나 그는 사실 24세의 라이언 조던이라는 남성으로 일정한 직업도 없이 이 대학 저 대학을 옮겨 다녔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실체는 최근 잡지 뉴요커가 위키피디아에 대한 기사를 쓰면서 그를 집중 조명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에스제이가 대학 교수가 아니라 무직의 젊은이라는 사실을 그의 친구 중 한 명이 뉴요커 측에 알린 것.
신분 위조 사실이 드러나자 조던 씨는 위키피디아에서 자신이 맡고 있는 역할 때문에 신분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위키피디아의 주요 사용자 중 한 명인 그는 얼마 전부터 관리자로 격상돼 논쟁 조정 등의 역할도 맡아 왔다.
위키피디아의 설립자 지미 웨일스 씨도 “에스제이가 신분을 위조한 것은 잘못이지만,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면서 그를 두둔했다.
그러나 위키피디아 커뮤니티 대화방에 조던 씨의 신분 위조가 사기 행위라고 분개하는 글이 잇따르자 여론에 떠밀린 웨일스 씨는 그의 사임을 요구했고, 조던 씨는 4일 위키피디아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익명인 사용자들의 자발적 참여로 운영되는 위키피디아에서 신분 위조의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면서 “자신이 작성 편집하는 기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자들이 이력을 부풀리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위키피디아로서는 신분 확인 절차를 강화할 경우 사용자들의 참여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주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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