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노조 ‘강경 투쟁’ 옛말

  • 입력 2007년 3월 8일 03시 00분


포드자동차의 제리 설리번 노조위원장은 요즘 조합원들에게 회사의 임금 삭감안을 받아들이자고 설득하고 다닌다. 공장 일의 일부를 하청업체에 아웃소싱하는 방안도 수용하자며 노조원들을 붙잡는다. 일자리 보전과 임금인상 요구에 앞장서며 목소리를 높이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 포드 노조의 이런 변화를 소개하면서 “아시아 자동차의 거센 위협에 직면한 미국자동차노조(UAW)가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포드와 다임러크라이슬러, 제너럴모터스(GM) 등 ‘빅3’를 포함한 미국 자동차업체들이 소속돼 있는 UAW는 한때 미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거대 강성노조. 그러나 이제 이들은 특별수당 없는 주말근무와 인력감축안 등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포드에서는 현재까지 41개 공장 중 33개 공장 노조가 이런 새 협상안에 동의했다.

‘빅3’ 회사들은 지난 한 해에만 모두 합해 8만 명의 인력감축안을 발표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최근 발표한 공장 매각 시행에 들어가면 퇴직자는 더 늘어난다.

포드는 지난해 127억 달러의 적자를 냈다. GM은 파산 위기에까지 몰렸으며 다임러크라이슬러도 지난달 판매량이 전월 대비 8.3% 떨어졌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UAW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업체들이 경쟁력을 되찾으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포드자동차의 경우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비용은 일본 도요타나 혼다자동차에 비해 2400달러 더 들어간다. 지난해 결근율은 11%로 아시아 자동차업체의 두 배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혹독한 현실에 직면한 포드 노조의 변화 노력이 올해 진행될 다른 회사들의 노사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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