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흑인 의원(42명)들의 좌장격인 찰스 랭겔(뉴욕·사진) 의원이 10일 일본군위안부 결의안 통과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흑인 민권운동가 출신으로 의회 흑인코커스 창립자이며 하원 세입위원장이기도 한 19선의 랭겔 의원은 이날 오후 뉴욕·뉴저지한인유권자센터(소장 김동석) 간부들과 만나 뉴욕 한인 유권자 5000명이 참여한 서명록을 전달받고 이같이 말했다고 김 소장이 밝혔다.
1월 31일 마이크 혼다 의원이 발의한 이래 이 결의안에 지지서명을 한 의원은 하원의원 총 435명 중 43명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4월 발의된 레인 에번스 의원(은퇴)의 결의안이 연말에 자동 폐기될 때까지 54명의 지지서명을 받았던 것과 비교해 보면 올해 더 빠르게 지지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
미 행정부의 태도도 중립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국무부는 지난해 에번스 의원의 결의안에 “꼭 이 시점에 논의해야 할 문제인지”라는 취지의 의견을 표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지금까지의 기류와 달리 최근 국무부의 한 간부는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한국과 일본이 더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결의안이 상임위 투표에 부쳐지면 만장일치 통과 가능성이 높다. 이후의 관건은 낸시 펠로시 의장이 본회의에 상정할지인데 펠로시 의장은 과거 에번스 의원의 결의안에 공동발의자로 참여한 바 있다.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 서옥자 회장은 “인권 문제인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한일 간의 싸움으로 변질시켜 ‘왜 미 의회가 한일 간 정치공방에 개입하느냐’는 논리를 확산시키려는 일본의 의도에 말려들지만 않는다면 본회의 상정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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