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의 거부인 멕시코 통신업체 텔맥스의 카를로스 슬림(67·사진) 회장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기부 행위를 비난하는 듯한 발언을 해 주목받았다.
뉴욕포스트는 슬림 회장이 13일 개인 소유의 건강연구소 제막 행사에 참가해 “사업가는 산타클로스처럼 돌아다니며 기부하는 것보다 기업을 튼튼하게 만듦으로써 사회에 공헌한다”며 “가난은 기부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발언은 그가 지난 한 해 190억 달러나 벌고도 12일 건강연구재단에 4억5000만 달러밖에 기부하지 않은 데 대해 비난이 일자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슬림 회장은 8일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거부 순위에서 자산 490억 달러로 3위에 올랐다. 게이츠 회장의 560억 달러와 버핏 회장의 520억 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액수다.
하지만 그가 2006년 한 해 동안 190억 달러의 자산을 늘린 점을 감안하면 세계 1위의 부자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멕시코 국내총생산(GDP)의 6% 이상에 해당하는 자산을 소유하고도 기부에는 인색한 슬림 회장에게 멕시코인들은 눈총을 보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멕시코에서 통신비가 특히 비싸다고 발표한 후 국가통신사업을 독점하고 있는 그에 대한 비난이 더욱 거세졌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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