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미래포럼(회장 유임수 이화여대 교수)과 독일 프리드리히에베르트재단(소장 베르너 캄페터)은 19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한국 2007년 대통령선거의 쟁점과 전망’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동아일보와 인천상공회의소 등이 후원한 이날 학술대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김성주(정치학) 성균관대 교수는 “직을 걸고 힘겨루기를 하는 노무현 대통령을 보면서 국민은 좌절과 분노를 경험했고 열린우리당은 사분오열하고 있다”고 참여정부 4년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이제 또 다른 시점에서 ‘한국정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생각해야 한다”며 “이번 대선에서 이념적 양극구조, 지역적 균열구조, 계층 간 갈등구조 등 비합리적인 요인들을 최소화하고 선진 정치를 이끌어 내는 정치지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이념 중심으로 정치권 재편 △‘나 아니면 안 된다’는 독선적 자세를 벗어난 새로운 정치 리더십의 창출 △대통령 1인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현 정치권력 구조의 전환 △의회 민주주의의 활성화 △참여민주주의의 확대 등을 주장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신지호 서강대 교수는 “이번 대선은 좀 더 본질적으로 국가의 정체성과 다음 단계의 국정목표가 무엇이 될지를 정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국민은 이번 대선에서 대한민국 정체성을 수호하려는 ‘태극기’ 세력과 우리 민족을 강조하는 ‘한반도기’ 세력 중 누구를 택할지, 국정 목표를 평등주의 개혁으로 할지 자유주의 개혁으로 할지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토마스 마이어 도르트문트대 교수는 ‘새로운 정치제도를 향한 미디어 민주주의’란 주제 발표를 통해 “미디어의 발전으로 시민의 참여를 유도하는 정당 정치 제도의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다”며 “미디어 민주주의 속에서 민주주의도 남고 언론 지향적인 허위 정치로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의 감독과 언론과 정치의 소통 방식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별 강연자로 나선 필리프 티에보 주한 프랑스대사는 유럽연합(EU)의 발전상황을 설명한 뒤 “프랑스와 한국은 올해 대선을 치르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고 프랑스에서도 개헌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유럽과 아시아는 서로 다른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지역 통합 문제와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의 서로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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