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국제사회 마찰 속 유가 최고치

  • 입력 2007년 3월 27일 17시 39분


이란과 국제사회의 마찰로 걸프지역에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유가가 올해 최고치까지 올랐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26일 국제시장에서 전날보다 1달러 12센트 오른 배럴당 59달러72센트에 마감됐다. 올 들어 가장 높은 가격이자 지난해 12월6일에 기록한 60달러3센트 이후 3개월 보름만의 최고가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5월 인도분 가격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날보다 63센트 오른 62.91달러, 북해산 브렌트유 5월분은 1.23달러 오른 64.41달러로 마감됐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올해 안에 7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가 불안은 이란의 핵개발 및 영국 해군 나포를 둘러싸고 긴장감이 가중된 데 따른 것.

이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자국의 핵개발 강행에 맞서 추가 제재방안을 표결로 통과시키기 전날인 24일 페르시아 만에서 상선을 검색 중이던 영국 해군 15명을 나포했다. 이란은 "영국 해군이 이란 해역을 침범했다"고 주장하며 영국 정부의 석방 요구를 거부했다. 이란은 "영해 침범은 공격행위"라며 이들을 기소해 처벌할 의사까지 밝혔다.

영국 정부는 이란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며칠 내로 해군을 송환받지 못할 경우 이란의 주장을 뒤집을 증거를 공표할 계획이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란은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인식해야 한다"며 병사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이란이 이들 '인질'을 연초 미군에 붙잡힌 이란인과의 교환 조건으로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란은 25일에는 국제원자력구기구(IAEA)와의 협력을 부분 중단하겠다며 우라늄 농축 강행 의사를 재천명했다. 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새로운 사항이나 조치를 IAEA에 통보하도록 하는 핵 안전협정의 부속사항들을 지키지 않겠다는 것.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정책 대표는 알리 라리자니 이란 핵협상 대표와 만나 해결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솔라나 대표의 대변인인 크리스티나 갈라치는 "두 사람이 한 차례 전화통화를 가졌다"며 "솔라나 대표는 외교적 해결을 제의했지만 라리자니 대표가 유엔의 추가 제재안에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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