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한 청년이 지하철 표를 검사하는 검표원들에게 주먹을 휘두르며 시작됐다. 편을 들기 위해 모여든 청년이 300명까지 불어났고 이들은 역무원과 경찰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일부는 역 구내 가게 유리창을 부수고 물건을 훔치기도 했다. 프랑스 경찰은 28일 이 과정에서 역무원 8명과 경찰 1명이 부상을 입고 13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2005년 가을 소요사태의 후유증이 여전한 상태여서 이번 사건은 특히 민감한 이슈로 떠올랐다. 이번 사건이 교외지역에서 발생했던 소요와 달리 파리 시내 주요 역에서 일어났다는 점도 더욱 눈길을 끌었다. 북역은 영국, 벨기에를 비롯해 유럽 각지로 연결되는 기차가 발착하고 파리 북쪽 교외지역으로 연결되는 전철이 정차하는 곳이다.
대선 후보들은 각자 유리한 방향으로 이번 사태를 해석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UMP(대중운동연합) 후보는 "이런 불법적 행동을 철저히 막을 수 있도록 법으로 엄격히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르코지 후보는 소요사태 때 강경진압 정책을 펼쳐 우파로부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반면 좌파는 사르코지 후보가 내무장관일 때 시행한 강력한 치안 정책이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공격했다. 세골렌 루아얄 사회당 후보는 "사르코지는 가난한 교외지역의 문제를 악화시켰고 보수 정부는 프랑스 사회의 분열을 심화시켰다"고 비난했다. 중도파 프랑수아 바이루 후보도 "사르코지가 내무장관이 된 이래 오래 동안 경찰이 탄압에 동원되는 바람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강력한 치안'을 바라는 우파가 더욱 결집할지, 관대한 정책을 통한 '사회적 연대'를 주장하는 좌파의 목소리가 힘을 얻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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