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제주에서 이틀간 열렸던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외상과의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1일 마무리하며 이같이 합의했다. 중국 정부는 이미 한국과 일본 측에 회담 참여 의사를 전달했다.
이번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선 양측이 일본군위안부 강제 동원 등 역사 문제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한중일 협의체 강화=올해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은 6월 3일 제주에서 열린다. 6월 4, 5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협력대화(ACD)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하는 중국, 일본의 외교장관과 한국 외교부 장관이 별도로 만나게 된다.
그동안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3(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려왔으나 앞으로는 3국이 돌아가며 독자적으로 회담을 갖게 된다.
한일 양국은 이번 외교장관 회담에서 2003년 중단된 한일 안보대화를 5월에 재개하기로 했다. 아소 외상은 2004년 11월 중단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송 장관은 “좀 더 높은 수준의 FTA를 가능하게 할 기반이 필요하다”며 일본 측에 농업 분야 개방의 폭을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한일 역사문제 제자리걸음=송 장관은 아소 외상에게 일본 정부가 군위안부의 강제 동원을 부인하는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송 장관은 지난달 31일 아소 외상을 만나자마자 양국 간 역사 문제를 폭우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 빗대 “미래를 향한 의지가 역사 인식 문제로 앞으로 나가기 어렵게 됐다. 오늘 날씨처럼 (한일 관계) 기류가 좋지 않다”고 포문을 열었다.
송 장관은 또 최근 일본 문부과학성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는 고교 교과서 검정결과를 낸 데 대해 “독도에 대한 어떤 영유권 주장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소 외상은 일본군위안부 동원의 일부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河野) 담화’를 계승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이 “일본 정부가 직접 군위안부 동원에 개입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사과하지 않았다.
서귀포=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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