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등에 따르면 유셴코 대통령은 이날 “야누코비치 총리가 지도하는 지역당이 다른 당 의원 11명을 빼간 것은 불법”이라고 의회 해산 이유를 설명했다. 유셴코 대통령은 5월 23일 국제기구의 감시 아래 총선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셴코 대통령의 의회 해산 조치는 자신의 친(親)서방노선을 반대하는 친러시아 성향의 야누코비치 총리의 세력 확대를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유가 무엇이든 쉽게 접점을 찾기 힘든 양측의 대결로 시작된 정치적 혼란이 2004년 오렌지혁명에 버금가는 정치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
우크라이나 의회는 유셴코 대통령의 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특별회의를 소집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직무를 정지하고 조기 총선 실시에 필요한 예산집행을 하지 않을 것을 결의했다. 정면 돌파 의지를 나타낸 셈이다.
야누코비치 총리는 “대통령은 의회를 해산할 권한이 없다”며 헌법재판소에 대통령 명령의 위헌심판을 청구했다.
야누코비치 총리를 지지하는 시위대 수천 명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독립광장에 모여 유셴코 대통령의 의회 해산 및 조기 총선 실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특히 야당 지지자들이 의사당 주변에 텐트를 세우며 시위에 나서자 유셴코 대통령 지지자들도 텐트를 설치하고 맞불 시위에 나서면서 시위대끼리 충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셴코 대통령은 최근 자신을 지지하는 ‘우리 우크라이나’ 당과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를 지지하는 야당에서 현역 의원 11명이 친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 지역당으로 옮긴 뒤 의회 해산 명령과 총리의 외교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검토해 왔다.
키예프=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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