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망에 따르면 자녀가 물과 식량부족, 전염병, 홍수를 피해 살아남아 80살이 되면 인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생물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유엔 산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세계 130여 개국의 과학자 2500명이 6년 간의 연구 끝에 발간한 IPCC 제4차 평가보고서를 6일 공개하고 지구의 평균기온은 2020년대에 섭씨 1도, 2050년대에는 2~3도, 2080년대에는 3도 이상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기온의 상승은 △수자원 △생태계 △식량 △해수 △건강 등 인간 삶의 사실상 모든 부분에 걸쳐 악영향을 끼친다.
수자원은 2020년에 세계 인구 4억~17억 명이 필요한 만큼 물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며 2050년에는 10억~20억 명이, 2080년에는 최고 32억 명이 갈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로 2020년에는 바닷물 속 탄산칼슘이 산호에 달라붙어 산호가 온통 흰색으로 물드는 등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고 변온동물인 개구리 도롱뇽 등이 멸종한다. 2050년에는 생물의 20~30%가, 2080년에는 인류를 제외한 지구 생물의 대부분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는 것.
기온 상승으로 고위도 지역의 농토는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저위도의 건조 지역에서는 경작이 불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2050년까지는 전반적으로 농산물 수확량이 늘어나지만 2080년대에 들어서면 전반적인 수확량이 줄어들어 1억2000만 명이 굶주리게 될 전망이다.
만년설과 빙하가 녹아내려 해수면이 상승함에 따라 2050년대에는 세계 인구 300만 명이 홍수의 위협을 받게 될 전망. 2080년대에는 해안가의 30% 이상이 유실되면서 전반적으로 지도상 육지의 크기가 작아지고, 1500만 명 이상이 수해를 입을 가능성 속에서 생활할 것으로 보인다.
기온 상승으로 모기와 진드기 등의 서식 범위가 늘어나면서 말라리아, 콜레라 등의 질병이 확산되고, 대기 중 오존의 증가로 심장 관련 질환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지역별로는 고위도에 위치한 선진국들은 곡물 생산이 늘어나고 지하자원 채굴이 쉬워지며 매력적인 관광지로 변모하는 등 일시적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빈곤층들이 많은 적도 부근의 개발도상국들은 큰 피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의 경우 2020년 전후로 최고 2억5000만 명이, 2080년을 전후해 6억 명이 물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2080년대에는 전국 벼 수확량이 약 15% 감소하고 강수량이 17%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환경정책연구원에 따르면 1994~2005년 여름철 서울 대구 인천 광주 지역에서 더위로 인한 사망자 수는 1245명으로 기상재해로 인한 사망 및 실종자(1219명)보다 많았다. 연구원은 2032~2051년 10년간 서울에서만 3345명이 여름철 이상고온 때문에 숨질 것으로 내다봤다.
환경부 대기보전국 기후변화대응팀 박광석 과장은 "정부는 IPCC의 경고에 따라 관련부처, 시민단체,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후변화적응 대책협의회'를 구성해 기후변화의 체계적 분석, 기존 정책과 연계, 전문인력 양성 등을 통해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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