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해군 ‘인질 경험담’ 언론 판매 허용에 비판 여론

  • 입력 2007년 4월 9일 03시 04분


영국 정부가 최근 이란에 억류됐다 풀려난 영국군 15명에게 인질 경험담을 언론에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언론들이 8일 보도했다.

영국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복무 중인 군인은 언론 기관과 금전적 계약을 할 수 없으나 빅토리아 십자훈장을 수상하는 이례적인 상황에서는 허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13일간 이란에 억류돼 있었던 이들은 빅토리아 십자훈장을 받았다.

영국 선데이 타임스에 따르면 이들이 경험담 공개로 벌어들일 수익은 25만 파운드(약 4억6000만 원).

특히 인질 가운데 유일한 여성인 페이 터니(26) 씨는 상업방송인 ITV와 신문사 한 곳과 공동 계약을 해 15만 파운드를 받게 됐다.

이에 대해 이라크전에서 목숨을 잃은 병사의 유족들과 야당 정치인들은 국방부가 이란전에서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군의 명예를 훼손하면서까지 인질들을 이용하려 든다고 비난했다.

이라크전에서 아들을 잃은 로즈 젠틀 씨도 “이라크에서 사랑하는 자녀를 잃은 부모들 중 어느 누구도 자식들의 경험담을 팔지 않았다”며 국방부의 방침을 비판했다.

한편 이란에서 풀려나기 전 이란 수역을 침범했다고 자백했던 영국군은 귀국 후 6일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이란군으로부터 학대와 압박을 받았으며 안전하게 풀려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