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의사당도 테러에 뚫렸다

  • 입력 2007년 4월 13일 03시 05분


미군의 경계가 삼엄한 이라크 바그다드 그린 존(Green Zone) 내 의사당에서 12일 자살 폭탄 공격이 발생해 의회 의원 2명을 포함해 3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쳤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경 의원 몇 명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던 의사당 식당에 신원 불명의 남자가 허리에 폭탄을 두르고 뛰어들었고 잠시 후 폭발이 발생했다고 의회 공보 책임자가 밝혔다.

이번 사고로 수니파 소수당인 국가대화전선의 모하메드 아와드 의원과 시아파 여성 의원 1명, 의회 직원 1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하디 알아미리 의회 안보위원장은 “의사당 식당이 아닌 회의장에서 발생했다면 끔찍한 재앙을 불러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번 공격은 이라크 모든 정파 의원이 모여 있는 의회를 겨냥했다”며 “정부의 이라크 안정화 계획이 100% 실패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미군과 이라크 정부가 최근 이라크 안정화 작전을 수행하며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경비가 삼엄한 그린 존 내에서 발생했다. 이라크 정부 기관과 외국 대사관이 밀집해 있는 그린 존도 결코 폭탄 공격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 준 것.

지난달 22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기자회견을 하던 그린 존 내 이라크 총리공관 부근에 로켓포 두 발이 떨어지기도 했다. 살람 알주바이 부통령도 지난달 23일 그린 존 부근 이슬람 사원에서 예배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던 중 두 차례의 폭탄 공격으로 부상했다.

지난달 27일에도 그린 존 내에서 미국인 2명이 숨졌고 이달 1일에는 폭탄조끼 두 벌이 발견되기도 했다. 미군 당국은 최근 건물 밖에서 방탄조끼와 헬멧 착용을 의무화했지만 피해를 줄이지는 못했다.

한편 이날 아침 티그리스 강의 알 사라피야 다리 위에서 자살 차량폭탄 공격이 발생해 철제 구조물이 무너지고 최소 10명이 숨졌다.

이라크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한 달 동안 이라크인 2000명이 숨져 전달에 비해 사망자가 15%나 증가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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