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日, 행동으로 사과하라”

  • 입력 2007년 4월 13일 03시 13분


일본을 방문 중인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12일 오전 일본 중의원 연설을 통해 일본은 과거 침략전쟁에 대한 사과 태도를 행동으로 보이라고 촉구했다.

이날 원 총리는 ‘우정과 협력을 위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역사 문제에 대해 “침략전쟁은 중국 인민의 마음에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상처와 고통을 안겨 줬으며 일본 국민에게도 심대한 고난과 아픔을 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원 총리는 “침략전쟁의 책임은 소수의 군국주의자에게 있다”면서 “일본 정부와 지도자가 침략을 공식 인정하고 수차례 피해국에 깊은 반성과 사과 태도를 표명한 점을 적극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 총리는 “일본 측의 이 같은 태도 표명과 약속을 실제 행동으로 보여 주길 마음속으로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견제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했다.

일본 정부와 여당은 원 총리의 이날 국회 연설을 높이 평가했다.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관방장관은 “매우 전향적인 내용”이라고 말했고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 자민당 간사장은 “이것으로서 (양국 간의) 얼음은 완전히 녹았다”고 평했다.

그러나 제1야당인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간사장은 “원 총리는 일본 정부에 대해 역사 문제에서 실제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정부는 이를 겸허히 수용해 애매함을 남기지 말고 양국 관계를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원 총리의 일본 국회 연설은 중국의 역대 총리로는 처음이다. 중국 지도부 인사로는 1983년 후야오방(胡耀邦) 전 공산당 총서기와 1985년 펑전(彭眞)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에 이어 세 번째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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