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Rush]자고나면 바뀌는 베이징 스카이라인

  • 입력 2007년 4월 16일 03시 03분


베이징 시내 어느 곳에도 대형 공사의 굉음이 끊이지 않는다. 자고나서 보면 스카이라인이 달라지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공사가 내년 5월 전까지 모두 끝나면 베이징은 새로운 첨단도시로 탈바꿈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김재영 기자
베이징 시내 어느 곳에도 대형 공사의 굉음이 끊이지 않는다. 자고나서 보면 스카이라인이 달라지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공사가 내년 5월 전까지 모두 끝나면 베이징은 새로운 첨단도시로 탈바꿈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김재영 기자
베이징사범대 캠퍼스 내부의 담은 미술대 학생들이 준비한 올림픽 관련 벽화와 조형물로 새단장됐다. 베이징=김재영 기자
베이징사범대 캠퍼스 내부의 담은 미술대 학생들이 준비한 올림픽 관련 벽화와 조형물로 새단장됐다. 베이징=김재영 기자
《# 장면 1

2일 출장 취재 중 탄 베이징 택시운전사의 손에는 영어회화 책이 들려 있었다. 그는 승객이 타자 “올림픽을 앞두고 내년 4, 5월까지 모든 택시운전사가 영어회화 300문장 시험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운전하던 낡은 택시도 연말에는 깔끔한 신차로 교체될 예정이다.

# 장면 2

3일 베이징의 대표적 쇼핑거리인 왕푸징(王府井)에서는 초등학생 수십 명이 올림픽을 축하하는 공연을 열고 시민들에게 홍보물을 나눠 줬다. 낙서로 가득하던 베이징사범대 담장은 미술대 학생들의 노력으로 최근 올림픽 조형물로 깔끔하게 새 단장됐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는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베이징은 지금 전면 개조작업에 한창이다. 이번 올림픽의 3대 목표는 인문(人文) 과기(科技) 녹색(綠色) 올림픽. 도로 정비와 건물 신축 등으로 도시 외관이 바뀌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민으로 거듭나기 위한 정신문화 운동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 베이징은 지금 공사 중

올림픽을 1년여 앞둔 지금 베이징 시내는 거대한 공사장이다. 전 세계 크레인을 모두 모아 놓은 듯 거리마다 하루가 다르게 새 건물이 치솟고 있다. 보기 흉한 낡은 주택단지도 모두 재개발하고 있다. 올림픽 전까지 베이징 시내 고급 호텔은 800곳, 객실은 13만 실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녹색 올림픽’을 목표로 한 환경개선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대기오염 등으로 부정적인 베이징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것이다. 베이징 시는 공항과 올림픽 중심구역 주변에만 533ha의 녹지를 조성하는 것을 비롯해 도시녹화율을 2000년 36.5%에서 올해 43%로 높일 계획이다.

1년 중 베이징에서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을 올해 245일로 늘린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대기오염의 주범인 낡은 버스와 택시는 에너지 절감 차량으로 교체하고 베이징 시내에서 연탄 보일러 사용도 금지하기로 했다.

심각한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한창이다. 주요 간선도로를 확장하는 한편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현재 1, 2, 13호선이 개통된 지하철은 올림픽 개막 전에 대폭 확충된다. 올해 5호선이 개통되고 내년에 10호선, 공항선이 건설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재 15%(하루 186만 명)인 지하철의 수송 분담률을 2015년까지 44%(888만 명)로 높일 계획이다.

버스 요금도 대폭 인하했다. 1위안(약 120원)이던 버스요금은 교통카드 이용 시 0.4위안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베이징 시는 버스보조금으로 13억 위안(약 156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 정신문화 캠페인 한창

세계인에게 중국인의 선진화된 시민의식을 보여주자는 ‘문명(文明) 운동’ 바람도 불고 있다. 베이징 시내 곳곳에는 ‘영오운 구문영 수신풍(迎奧運 講文明 樹新風·올림픽을 맞아 정신문명을 강조하고 새로운 기풍을 수립하자)’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중국인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시민들의 열기도 뜨겁다. 지난달 25일 ‘도시환경과 질서를 지키고 함부로 가래를 뱉거나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는 서명운동이 시작되자 한 시간도 못 돼 1000여 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베이징 시는 공중도덕에 관한 교육책자를 집집마다 배포하고 있다. 학교에서도 올림픽 예절교육이 한창이다. 올림픽 기간 중 ‘비문명 행위’를 철저하게 단속해 20∼50위안의 벌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리샹양(李向陽)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부소장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 올림픽을 통해 자신의 발전상을 세계에 과시하게 될 것”이라며 “경제적 효과보다 오히려 중국민의 자긍심과 선진의식을 고취하는 심리적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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