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 피오네르스크 광장에서는 시위대 2000여 명이 ‘푸틴 사임’ ‘혁명’ ‘독재 타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는 극좌파 정치단체와 친(親)서방 우익단체가 ‘러시아 야당 연합’을 결성한 뒤 열렸으며 경찰 헬기가 집회장 상공을 선회하는 등 삼엄한 경계 속에 진행됐다. 참여한 단체는 우익 야당 ‘야블로코 당’, 시민단체 ‘연합시민전선’, 좌익단체 ‘붉은 청년 전위대’ 등이다.
러시아 정부가 불법 단체로 지목한 ‘전국볼셰비키당’의 에두아르트 리모노프 당수는 이날 집회에서 “푸틴과 그의 동료들은 금이 든 자루를 깔고 앉아 나라를 쪼개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약 90분간 반정부 구호를 외치면서 정부의 실정을 성토했으며, 해산하는 과정에서 참가자 약 500명이 푸틴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다 곤봉을 휘두르는 경찰과 충돌했다.
집회장 주변을 둘러싼 러시아 경찰 특수부대인 오몬(OMON)은 시위대 100여 명을 현장에서 연행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 전했다. 이 과정에서 리모노프 당수와 독일 TV기자도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14일 모스크바 푸시킨 광장에서도 시민 1만4000명(경찰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반정부 집회 ‘반대자들의 행진’이 열려 150여 명이 연행됐다. 세계 체스 챔피언을 지낸 반체제 인사 가리 카스파로프 씨도 경찰에 연행됐다가 벌금 1000루블(약 3만500원)을 물고 풀려났다.
푸틴 대통령 집권 8년 동안 참가자 5000명 이상 대규모 반정부 집회는 매우 드문 일. 외신들은 “푸틴 정부 들어 언론과 집회의 자유가 더욱 제한됐다”며 “내년 3월 러시아 대선을 앞두고 정치 자유를 요구하는 좌우파 연합 집회가 더욱 잦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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