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는 이토 시장이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등 뒤에서 총알 두 발을 맞아 심폐정지 상태라고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범인은 현장에서 붙잡혀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범인이 야마구치파의 일파인 스이신(水心)회 시로오 데쓰야(城尾哲彌·59) 회장대행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범인에게서 회전식 권총을 압수했다.
시로오 용의자는 경찰에서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으나 과거 자동차 사건을 둘러싸고 나가사키 시와 마찰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토 시장은 22일 치러질 나가사키 시장선거에서 4번째 당선을 목표로 입후보한 상태였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廣島)와 함께 원폭 투하로 피해를 본 나가사키 시장으로서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자민당 정조회장의 핵보유론 필요성 제기 발언이나 북한의 핵실험을 강하게 비판해 왔으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에도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 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이 그의 정치적 성향과 관련돼 있을 것으로 보고 22일 지방선거 및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둔 정국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이로카와 다이기치(色川大吉) 도쿄대 교수는 “개헌이 논의되는 중에 반핵평화운동에 몸바쳐 온 상징적 인물인 나가사키 시장이 피격된 것은 실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전국 피폭자 단체로 구성된 일본 피단협의 다나카 데루미(田中熙巳) 사무국장도 “이토 시장은 핵무기 근절이나 피폭 피해에 깊은 이해를 보여 왔다”며 이 같은 행위가 용서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1992년 3월 이바라키(茨木) 현에서 우익단체 소속원에게 가네마루 신(金丸信) 당시 자민당 부총재가 피격된 것을 비롯해 우파자행 테러 사건이 여러 차례 있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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