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앞으로 발생할지 모를 한인 유학생을 겨냥한 폭력사태에 대비해 당분간 학교를 쉬거나 피신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유학생들은 걱정하고 있다.
버지니아공대 한인기독교학생회는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은 집으로 가고 유학생의 경우는 되도록이면 현지에 사는 한국인들과 함께 피신하라는 e메일을 보냈다.
이승우(35·대학원 관광학과 2년·사진) 버지니아공대 한인학생회장은 “용의자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많이 혼란스럽다”며 “조 씨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어 한인학생회도 백방으로 조 씨에 대한 정보를 수집 중”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미국에서는 영어이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 씨가 애덤(Adam)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었다는 얘기도 있고 일부에서는 이미 졸업한 학생이라는 소문도 들린다”고 전했다.
그는 또 “언론에서 조 씨의 얘기가 나온 뒤로 한인학생회에서 동요가 일고 있다”며 “학교에서 1주일 휴교령을 내렸기 때문에 이 기간에는 집으로 피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버지니아공대에 재학 중인 유리 김(21·여) 씨는 “언론 보도를 보고 한국인인 것을 알았다”며 “한인사회에서는 언론 보도가 있기 전까지 중국계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소식을 듣고 다들 아주 놀랐다”고 말했다.
학부생인 김모(23) 씨는 “모두 중국인인 줄 알고 편하게 잠들었다가 아침에 일어나 보니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한국인이라는 사실 하나로도 신변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숙사나 학교 근처에는 얼씬도 못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기숙사에 있는 한국인 유학생들은 현재 짐을 싸고 다른 곳으로 피신하기 위해 정신없다”며 “현지 한국인 대학생 모임이 있는데 조 씨는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을 정도로 유학생들과 접촉이 없었다”고 밝혔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유준상(18) 씨는 “대학에 오자마자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서 매우 놀랐다”며 “한국인 유학생 사회는 거의 공황 상태에 빠져 있으며 외국 학생들과 가급적 마주치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부생인 김호진(25) 씨는 “한인기독교학생회로부터 집으로 가거나 현지 한국인들과 함께 피신하라는 e메일을 받아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4학년 김모(여) 씨는 “한국인이란 사실이 밝혀진 뒤 서로 안부를 묻고 알아보고 있는데 아무도 조 씨를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학생 중 유일한 부상자인 박창민(27·토목공학 석사과정 1년) 씨의 아버지 박도겸(60·서울 강동구 명일동) 씨는 “17일 오후 손가락과 가슴, 옆구리 쪽이 아프다는 전화가 온 뒤 연락이 두절돼 안절부절못하고 있다”며 “학교가 이번 학기 문을 닫는 데다 같은 한국인이 그런 엄청난 사건을 저질러 앞으로 한국인들이 유학 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