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육아까지 잔소리?

  • 입력 2007년 4월 27일 03시 08분


‘아름다운 일본’을 위해서는 가정생활에도 매뉴얼이 필요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직속으로 일본의 교육개혁을 총지휘하고 있는 교육재생회의가 이번에는 부모들을 위한 육아 및 가정생활지침이라 할 수 있는 ‘부모학에 관한 긴급제언’을 내놓았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6일 보도했다.

‘부모학’이란 부모들도 자녀 키우기에 대해 공부할 필요가 있다 하여 재생회의 내 보수인사들이 중심이 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어나면서부터 올바르게 교육해 예의 바르고 총명한 아이로 키우자는 취지다. 하지만 도덕교육 강화, 애국심 교육 등 국가가 학생들의 마음의 문제에까지 관여하려는 최근 일본의 보수주의적 교육관과 맥이 닿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모두 11개 항목으로 이뤄진 제언은 아주 구체적이다. △아기에게는 자장가를 불러 주고, 모유를 먹이라 △수유할 때는 TV를 켜지 말고 5세부터는 TV나 라디오를 장시간 틀어 주지 말라 △아버지도 학교 학부모회(PTA)에 참여하고 부모가 자녀의 교과서를 읽어 보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아침밥을 꼭 먹는 생활습관을 길러 주라 △부모와 자녀 간에 같이하는 기회를 소중히 하며 TV가 아니라 연극 등 살아 있는 예술을 감상하라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로 유해사이트에 접속하지 않도록 ‘필터링’을 하라 등이다.

여기에 어린이 발달 단계에 맞춰 △유아단계에서는 인사 등 기본 덕목을, 사춘기 전까지는 사회성 덕목을 습득시키라거나 △사춘기부터는 자존심에 상처를 주지 않도록 노력하라는 항목도 있다.

이에 대해 교육재생회의 내부에서조차 “취지는 좋지만 학교나 가정의 손발을 묶을 수 있다”거나 “정부가 가정생활 매뉴얼까지 만들어야 하느냐”는 등의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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