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중국과 러시아가 정치 군사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며 밀월관계에 깊이 빠져들고 있다. ‘미국 견제’에 생각을 같이하는 데다 에너지 과학기술 분야의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
양국 정상의 개인적인 친밀감도 커졌다. 1년에 3, 4차례 만나 우의를 다져 서로 ‘좋은 친구’라고 부를 정도다.
▽‘판다와 북극곰’ 환상의 조합=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정치 군사 경제 에너지 등 전반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두 나라는 북한과 이란 핵 문제를 비롯한 주요 국제문제에도 한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군사적 관계도 더욱 밀접해지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최첨단 수호이-33 전투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양국은 중국 항공모함에 탑재할 전투기 구매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양국이 이끄는 안보협력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가 8월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미국 견제 방침도 분명히 하고 있다.
또 석유와 가스, 전력을 비롯한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도 강화해 43억 달러(약 4조500억 원) 규모의 공동개발계획에 합의했다.
과학기술 분야, 특히 전자 및 첨단기술 분야의 생산협력도 추진하기로 했다. 2009년 공동으로 화성을 탐사하기로 합의하고 달 탐사에도 긴밀하게 협조하기로 해 우주공간에서도 미국에 도전장을 던졌다.
▼日-러, 북방 4개섬 대치… 日MD참여도 걸림돌▼
“왠지 껄끄럽다.”
최근 일본과 러시아 관계는 제대로 풀리지 않는 모습이다. 북방 4개 섬(쿠릴열도) 영유권 분쟁이 해결되지 않은 데다 미국의 미사일방어(MD) 계획에 대한 찬반 견해 차도 커 양국의 거리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풀리지 않는 얼음장 관계=일본과 러시아의 관계는 여전히 냉랭하다. 에너지와 경제 문제에서 협력을 통해 서로 얻을 것이 많지만 최대 현안인 북방 4개 섬 반환 문제가 풀리지 않아 진전이 더디다.
양국은 26일 일본 도쿄에서 사용 후 연료의 위탁 재처리 문제를 비롯한 핵에너지 협력 협상을 시작했다. 다음 달 3일에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외상이 러시아를 방문해 양국의 전략적 협력관계 증진 방안을 논의한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영토문제가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외무성은 26일 “전략적 협력을 위해서는 영토분쟁의 진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회담에서 의제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본 정부가 최근 일본-러시아 간 정례 고위급 협의체를 해산하기로 한 것도 양국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26일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한편 미국의 MD 계획에 일본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도 양국 관계 개선의 걸림돌로 보인다. 러시아는 동유럽까지 확대되고 있는 MD 체제가 자신들을 겨냥한다고 보고 26일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FE) 탈퇴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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