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장은 주식 정보를 교환하는 사람과 사고파는 사람, 시황을 보는 사람들로 마치 도떼기시장 같다.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 주식 시황판 옆 컴퓨터 앞에도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주식을 사고팔기 위해서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큰일이라도 나는 듯 매수할 주식을 고르고 카드를 긋고 비밀번호를 누르는 손놀림이 비호처럼 빠르다.
○ 초등학생까지 주식 투자
중국 전역에 주식 광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중국 주가가 2배 이상 이상 오르면서 올해엔 코흘리개 어린이부터 할아버지까지 주식투자 대열에 가담하고 있다.
증권사 객장엔 70대 노인부터 50대 아주머니, 30대 회사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겉모습이 꾀죄죄한 막일꾼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당초 만 16세 미만은 주식투자가 불가능하지만 초등학생조차 부모 이름을 빌려 주식투자에 나서고 있다.
요즘 중국인의 인사는 ‘니 하오(니好·안녕하세요)’가 아니다. 그 대신 사람들은 ‘오늘 돈 좀 벌었어?’라고 묻는다. ‘지징(鷄精·계정)’은 원래 일종의 조미료지만 요즘 중국인들은 ‘지징’ 하면 곧바로 발음이 비슷한 ‘지진(基金)’을 떠올린다. ‘지진’은 주식형 펀드를 일컫는 말로 요즘 이를 모르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
○ ‘투자는 신중하게’ 안내문 무색
회사원 예쑹(葉松) 씨는 지난해 말 상하이자동차의 주식을 시험 삼아 약간 샀다. 주식은 얼마 지나지 않아 뜻밖에 50%가 뛰었다. 예 씨는 이제 월급만 타면 곧바로 몽땅 주식을 산다고 한다. 그의 얘기를 들은 친구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증권사 객장엔 ‘주식 시장은 위험이 따릅니다. 반드시 투자를 신중하게 합시다’라는 말이 큼지막하게 나붙어 있지만 이를 눈여겨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퇴직한 지 10년 넘은 쑹웨이민(宋爲民·70) 씨는 요즘 주식시장에서 아예 산다. 아침에 증권사 객장에 ‘출근’해 오후 3시 주식시장이 문을 닫은 뒤 집으로 돌아간다. 올해 1월 30일 그가 산 화둥(華東)의약 주식은 3개월 만에 주당 6.28위안(약 756원)에서 12.9위안으로 뛰었다. 투자 원금 10만 위안은 20만 위안으로 불었다. 그에게 위험 분산을 위한 포트폴리오 얘기는 마이동풍이다.
○ 상하이 주가 1년 4개월 새 3.3배로
지난해 초 1,163.88로 시작한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4월 30일 현재 3,841.27까지 올랐다. 1년 4개월 사이에 무려 3.3배로 올랐다.
주가는 앞으로도 상승 추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 경제가 올해도 11%에 가까운 고속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주식 투자자가 매일 10만∼20만 명씩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말 7336만700명이었던 주식 투자자는 지난 한 해 동안 517만9400명 늘어났고, 올해는 4개월 만에 지난 한 해 늘어난 수의 3배인 1432만1800명이 늘어 9286만1900명을 기록했다. 올해 안에 1억 명을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중국 경제전문 인터넷사이트인 차이징신시왕(財經信息網)이 최근 주식 투자자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56%는 여전히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었다.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은 34%에 불과했다.
상하이=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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