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으로 루아얄 후보의 공세가 거셌다. 뒤처진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됐다. 반면 사르코지 후보는 강성 이미지가 가져온 반감을 의식한 듯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려 애썼다.
가장 격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은 장애아동에 대한 교육 문제가 거론됐을 때. 장애아동의 일반 학교 입학이 보장돼야 한다고 사르코지 후보가 말하자 루아얄 후보는 “내가 교육장관일 때 도입한 장애아동 교육 특별 조치를 현 정권이 없앴다”며 정치적 부도덕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35시간 근로제에 관해서는 사르코지 후보가 루아얄 후보를 자극했다. 그는 “일자리를 케이크처럼 조각내서 나눠 가질 수 있다는 논리는 세계 어느 나라도 따르지 않는 논리며 역사적 실책이다”라고 지적했다. 루아얄 후보는 “그렇다면 현 정부는 왜 진작 이 제도를 없애지 않았는가”라고 응수했다.
2000여만 명이 지켜본 이번 토론회는 높은 관심도에 걸맞게 양측 모두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두 사람은 발언 때마다 ‘무슈’ ‘마담’이라는 경칭을 붙였지만 발언에는 가시가 돋쳐 있었다.
루아얄 후보는 “왜 현 정권에서 진작 하지 않았는가”라는 지적을 계속했고, 사르코지 후보는 “왜 당신은 다른 견해를 비꼬며 말하는가”라는 식으로 맞받았다.
“대통령이 되려면 쉽게 화를 내선 안 되고 침착해야 한다”는 사르코지 후보의 지적에 루아얄 후보는 “불의에 직면했을 땐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받아쳤다.
토론회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았다. 사르코지 후보는 강성 이미지를 다소 가린 채 냉정함을 잃지 않았고, 루아얄 후보는 적극적인 공세로 ‘경량급’이라는 이미지를 어느 정도 상쇄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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