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입-대학생 우대’ 광고 여교수-로펌 직원도 고용

  • 입력 2007년 5월 5일 03시 01분


워싱턴 정가 성매매 의혹 일파만파

‘합법적이고 비(非)성적인 서비스―성숙하고 매력적이며 진지한 마음가짐을 가진 숙녀를 모집합니다. 고수입 보장. 대학생 우대….’

미국 워싱턴 지역에서 발행되는 무료 주간지 ‘워싱턴 시티 페이퍼’의 광고란에는 ‘성인 채용’이란 제목의 광고가 심심찮게 실린다.

워싱턴 정가를 흔든 ‘DC 마담 리스트’ 스캔들(본보 4월 30일자 A2면 보도)의 장본인인 ‘팔메라 마틴 앤드 어소시에이츠’ 대표 데버러 팰프리(50·여·사진) 씨도 지난 13년간 이런 무가지 광고나 인터넷을 통해 ‘에스코트(escort·사교 모임의 이성 동반자)’라 불리는 성적 서비스를 제공할 여성들을 모집했다.

그는 주도면밀하게 경찰 단속에 대비했다. 뉴스위크 인터넷판이 보도한 미 연방 검찰의 주장에 따르면 팰프리 씨는 여성들이 정식으로 일하기에 앞서 성매매 지원자로 가장한 여자 경찰이 아닌지 가려내기 위해 먼저 팰프리 씨 자신이 지명하는 남자와 돈을 받지 않고 성관계를 갖도록 요구했다. 또 에스코트들에게 수시로 뉴스레터를 보내 비밀경찰로 의심되는 고객에 대비하는 요령도 가르쳤다.

이처럼 팰프리 씨의 치밀한 성매매 조직 운영 행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팰프리 씨는 해명서에서 “최소한 2년 이상 대학 교육을 받은 23∼55세의 여성을 고용했다”고 주장했다. 팰프리 씨의 변호사는 뉴스위크 인터뷰에서 “한 여성은 하워드대 교수고 대형 로펌의 법률 보조원이 여러 명”이라며 “신체 자세가 좋은 여성일 경우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예외적으로 채용했는데, 예를 들어 군대에서 오랫동안 꼿꼿한 자세를 취하는 능력을 배운 여성이 그런 경우”라고 말했다.

대형 로펌인 에이킨 검프의 한 여직원은 ‘에스코트’로 일한 사실을 직장상사에게 털어놓은 뒤 부업 금지 조항을 어긴 이유로 정직 처분을 당했다고 ABC방송은 보도했다. 40대 여성이 가장 많으며, 대부분은 일주일에 서너 번 시간당 300달러가량을 받고 호텔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것.

팰프리 씨에게서 1만 개가 넘는 전화번호 리스트를 넘겨받은 ABC방송은 4일 밤(한국 시간 5일 오전) 시사 고발 프로그램인 ‘20/20’에서 특집 보도를 한다. 국방부 전화번호가 리스트에 들어있는 게 확인됐고 백악관 관리가 포함돼 있다는 소문도 나온다. 하지만 선출직 공무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한편 팰프리 씨는 지난달 한 인터넷 라디오 사이트와 1시간 반가량 인터뷰를 했으며 이 테이프를 다음 주 e베이에 경매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경매 시작가는 5000달러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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