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와 함께 바이에른 보병사단의 사병으로 근무한 작가 알렉산더 모리츠 프레이(57년 사망)의 미발간 에세이 '알려지지 않은 사병-히틀러에 대한 개인적 기억'에 따르면 히틀러는 좌우로 삐죽하게 나온 프로이센 스타일의 콧수염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영국의 겨자가스 공격 이후 새로운 방독면이 지급되면서 방독면 착용에 거추장스럽지 않도록 수염을 정리하라는 명령에 따라 좌우 콧수염을 자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
프레이는 1915년 히틀러와의 첫 만남을 이렇게 기록했다. "저녁 공습이 시작된 뒤 창백하고 키 큰 청년이 두 눈 가득 두려움과 흥분에 휩싸인 채 지하실로 뛰어들어 왔다. 그는 너무 말라서 키가 커 보였고, 무성한 콧수염이 더러운 입가를 가득 덮고 있었다."
이 에세이는 프레이 사후에도 공개되지 않았으나 전기작가 슈테판 에른스팅 씨가 프레이의 전기를 쓰기 위해 자료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빛을 보게 됐다.
텔레그래프는 당시 군대의 명령이 없었다면 히틀러는 프러시안 콧수염의 독재자로 기억됐을 것이라며 '이 에세이는 히틀러가 유행을 좇아 칫솔 모양 콧수염을 길렀다는 그간의 설명에 대한 최초의 구체적 반론'이라고 덧붙였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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