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직후 니콜라 사르코지 대중운동연합(UMP) 후보는 파리 시내 살 가보 극장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당선 소감 첫 마디로 '통합'을 내세웠다.
그의 다짐에도 불구하고 선거기간 중 깊어진 갈등의 골을 치유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프랑스의 절반은 축제의 도가니에 빠졌지만 나머지 절반은 낙담의 눈물을 흘렸다. 흥분한 일부 시민은 폭력시위에 나섰다.
▽"변화를 원했다" 승자의 함성=6일 저녁 파리 중심부 콩코르드 광장에 모인 사르코지 후보 지지자들은 당선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니콜라'를 연호하며 기쁨을 감추지 모했다.
지지자 3만 여 명은 프랑스 국기와 파란색 풍선을 흔들다가 이내 서로 끌어안고 프랑스 국가를 부르며 기쁨을 나눴다. 부근을 지나던 차량들도 경적을 울리며 화답했다.
승리를 자축하러 지방에서 올라왔다는 한 지지자는 "프랑스가 큰 어려움에 빠져있는 이때 사르코지 후보가 희망을 대변하기 때문에 그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지지자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우승했을 때와 같은 분위기"라며 환호했다.
▽패배의 충격과 전국 곳곳 시위=같은 시간 세골렌 루아얄 사회당 후보 지지자 5000여 명이 운집한 바스티유 광장은 충격과 침묵에 휩싸였다. 대부분은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집회를 가졌지만 흥분한 300여 명은 경찰에게 물병과 돌을 던지며 저항했다.
시위대는 사르코지 당선자를 '히틀러', '파시스트', '인종주의자'라고 지칭했으며 당선자의 인형과 초상을 불태우기도 했다.
리옹과 마르세유, 그르노블, 낭트 등 파리 전역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해 3명이 구금됐다. 곳곳에서 차량 수십 대가 불탔으며 가게 창문이 깨지고 방화가 일어나는 등 밤새 소요가 계속됐다.
2005년 파리 외곽 빈민가 소요 사태의 진원지였던 클리시 수 부아 주민들도 개표결과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20년 전 알제리에서 이민했다는 50세 남성은 "다음달 총선에서도 우파가 이긴다면 앞으로 지독한 5년을 보내야 할 것"이라고 한탄했다.
▽각국 지도자들 일제히 환영=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사르코지 당선자에게 일제히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사르코지 당선자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과 프랑스는 역사적 동맹이자 동반자 국가"라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럽연합(EU)의 핵심축으로서 독일-프랑스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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