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은 미국 정보기관이 수집한 자료를 인용해 수니파 무장조직 연합체인 ‘이라크 이슬람국가’가 이라크에서 미군이 철수한 뒤 중부 및 서부 지역인 서바그다드, 안바르, 디얄라, 살라알딘, 니네베, 바빌을 묶어 독립 이슬람 국가로 전환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군사화된 이슬람 국가’ 설립 계획을 추진하면서 온건 수니파 그룹과 권력 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점차 세를 확산해 안바르와 디얄라 지역을 사실상 통치하는 상황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 미국 관리는 “알 카에다가 중동 지역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근거지를 세우려 한다. 만약 이들의 계획이 성공한다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한 외교관은 “최근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의 중동 순방 중에도 이라크 내 알 카에다 세력 확산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졌다”라고 전했다.
‘이라크 이슬람국가’는 최근 발생한 이라크 군인과 경찰 납치 살해, 미군 및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자살폭탄 공격을 비롯해 수많은 테러를 주도해 온 무장조직. 지난해 10월 수니파 8개 무장단체가 조직을 단일화하고 누리 알말리키 현 정부에 대항하는 독자 정부를 선언했다.
지난달에는 최고지도자 아부 아마르 알바그다디를 아랍국가의 왕 또는 수장을 뜻하는 ‘에미르’로 선출했다. 수석장관을 비롯해 전쟁, 샤리아(이슬람법), 공보, 안보, 정보, 순교, 석유, 농수산, 보건장관 등 10명의 각료로 구성된 내각까지 발족해 국가의 틀을 갖췄다.
특히 이라크 알 카에다 사령관인 아부 아유브 알마스리를 전쟁장관으로 임명해 미국과 이라크 현 정부에 대한 투쟁 의지를 확고히 드러냈다. 이들은 미군이 주도하는 이라크 안정화 계획에 맞서 ‘고귀한 계획’을 주창하며 민간인뿐 아니라 이라크 정부 핵심 세력에 대한 공격도 감행한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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