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선박의 실종 선원 가족들은 13일 선박 관리회사인 부산 동구 초량동의 부광해운 사무실로 와 중국 선박의 늑장 신고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회사 측으로부터 사고 경위를 듣고 현장에서 진행되는 구조 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한 가닥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기관장 전해동(58) 씨의 형 전해도(66) 씨는 “15년간 선원생활을 했지만 배를 들이받고 상대 선박의 안전 유무를 확인하지 않고 그냥 갔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제때 신고만 했더라도 선원들을 구조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진성호의 늑장 대처에 분통을 터뜨렸다.
또 그는 “배가 심하게 기울어지는 등 위험이 닥치면 인근 선박이 알 수 있도록 자동경보장치가 작동하게 돼 있는데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며 회사 측의 성의 있는 대답을 요구했다.
선장 허용윤(58) 씨의 부인 장한금(60) 씨는 “지난주 전북 군산에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며 눈시울을 적셨다. 사고 선박이 잠시 머문 군산에서 아버지를 만나 5일 어린이날을 보냈다는 1항사 한승복(44) 씨의 딸(10)은 어머니 권경옥(44) 씨의 눈물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훔쳐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실종자 명단
▽한국인 △허용윤(58·선장) △한승복(44·1항사) △최봉흥(51·2항사) △전해동(58·기관장) △임규용(44·1기사) △하지욱(20·2기사) △강계중(57·조리장)
▽외국인 △틴 아웅 헤인(26·3항사) △아웅 모에 타이크(30·갑판장) △양 아웅 미오(26·갑판수) △모에 초 툰(40·갑판수) △린 테 아웅(24·갑판수) △치 테인(53·조기장) △틴 스웨인(47·조기수) △초 셰인 진(47·조기수·이상 미얀마) △상 바라 아룽 바투(27·조기수·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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