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토니 블래어 총리는 이번 주 안에 '문제 가정'의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가정양육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발표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에는 임신 16주 이후부터 아이가 태어나 2살이 될 때까지 전문 복지사가 임신부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임신부의 흡연과 음주, 약물 남용을 제한하고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카운슬링을 진행하는 것 등이 포함되어 있다.
총리실은 우선 700만 파운드의 예산을 투입해 10개 지역에서 선정된 1000명의 임신부를 대상으로 이를 시행할 계획이다.
'가정양육 파트너십'은 '문제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범죄자 등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인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 따라서 태아 단계에서부터 그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시도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이 미국에서 먼저 시행돼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에서 프로그램에 따라 '관리를 받고' 태어난 아이들의 지능지수나 언어능력, 건강상태가 좋았고, 부모의 아동학대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래의 문제아'라고 뱃속에서부터 낙인찍어 정부가 관리하는 것이 올바른 지에 대한 비판도 높다. 가디언은 "지금까지 시도된 문제 예방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발상"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불우하거나 가정불화가 있는 '문제 가정'에 대한 정의도 뚜렷치 않다.
한 가정복지 관련기관의 대변인은 "소수의 가정의 아이들만을 '미래 문제아'로 낙인을 찍어 관리하기보다 대다수 가정에서 건강하게 태아를 관리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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