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이사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울포위츠 총재가 당분간 총재직을 수행한뒤 내달 30일자로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는 5년의 총재 임기 가운데 채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했다.
이사회는 이날 성명에서 "세계은행 집행이사들은 세계은행 총재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울포위츠의 결정을 확인했다"면서 "후임자 물색에 즉각 착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울포위츠 총재의 사임 발표가 나자마자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울포위츠 총재의 사임을 "마지못해 수용했다"면서 곧 후임 총재 후보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울포위츠 총재의 후임에는 로버트 졸릭 전 국무부 부장관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포위츠는 이날 "세계은행이 새로운 리더십 아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짤막하게 사임 의사를 밝혔다.
울포위츠는 여자친구인 샤하 리자에게 승진과 보수에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럽과 캐나다 등으로부터 강력한 사퇴 압력에 시달려 왔으나 결백을 호소하며 이를 거부해왔지만 이날 자신을 지지해온 백악관마저 여론의 압박에 굴복, 등을 돌리자 사임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울포위츠는 1944년 세계은행이 설립된 이후 사임 압력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퇴진한 첫 총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백악관에서 만난 뒤 합동기자회견에서 울포위츠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히면서도 그의 사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아 주목을 끌었다.
앞서 세계은행 특별조사위원회는 지난 14일 보고서를 통해 "조사 결과 울포위츠총재 여자친구에 대한 특혜 시비가 사실로 드러났다"면서 "울포위츠의 리더십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 정도로 손상됐다"고 밝혀 논란이 확산됐다.
미국의 대표적 보수강경파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대표적 인물인 울포위츠는 국방부 부장관 재직 당시 이라크전을 기획했고, 부시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2005년 세계은행 총재에 올랐다.
최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모양새 나쁘지 않게 자진 사퇴키로 했지만 세계은행 역사상 전례없는 일이며 그동안 미국이 지명한 총재가 주도했던 세계은행 내에서 힘의 균형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단적인 증거"라고 지적했다.
한편 CNN 등 미국 언론들은 이번 울포위츠 총재의 사임이 연방검사 무더기 해임사건과 관련, 상원 내 다수당인 민주당 소속 의원들로부터 불신임투표 압력을 받고 있는 앨버토 곤잘러스 법무장관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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