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을 비판할 때"

  • 입력 2007년 5월 22일 17시 08분


지미 카터 전(前) 미국 대통령이 "부시 행정부는 역사상 최악의 정부"라고 비판, 워싱턴 정가가 소란한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22일 인터넷판에서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을 공격했을 때'라는 제목으로 전직 대통령이 현직대통령을 가급적 비난하지 않는다는 게 워싱턴의 불문율이지만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은" 사례들을 소개했다.

불과 수개월 전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은 비록 무덤 속에서이지만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을 비판했다.

포드 전 대통령은 사후 공개를 전제로 생전에 워싱턴포스트(WP) 밥 우드워드와 가진 인터뷰에서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을 '실수'라고 비판했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존 F 케네디의 국내 정책에 비판적이었고 아버지 부시는 지금은 친구가 된 빌 클린턴의 아이티 정책을 두들겨 팼다.

닉슨은 아버지 부시를 '씹은 적'이 있는데 아버지 부시가 1992년 재선 운동 때 자신을 해리 트루먼에 비유한 것 때문이다.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잔인할 정도 우드로 윌슨을 공격했다. 다만 루스벨트는 대통령 선거에 다시 도전할 생각이 있었다는 점에서 절대 그럴 리가 없는 카터의 부시 공격과는 다른 범주라고 루스벨트에 관한 책을 쓴 패트리샤 오툴은 말했다.

카터는 그래도 부시를 '얼간이(fathead)'식으로 부르지는 않았다. '팻헤드'는 루스벨트가 전쟁장관으로 임명하고 후계자로까지 지명했던 윌리엄 태프트 장관에 대해 태도를 돌변해 비난하며 부른 말이다.

전직 대통령들의 퇴임 후 삶에 관한 '제2막'이라는 책의 저자인 마크 업드그루브는 미국의 전직 대통령 클럽에서 카터 전 대통령은 무법자 같은 면이 있다며 카터 전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 부시 행정부를 비판했던 말을 상기시키며 "전혀 새로울 게 없다"고 평가절하했다고 NYT는 전했다.

전ㆍ현직 대통령 사이의 '뺨 때리기'는 카터 전 대통령이 NBC의 '투데이'에 출연해 "부주의", "오해"라고 해명한 데 대해 부시 대통령을 대신해 역공에 나섰던 토니 프래토 백악관 부대변인이 "이번 일은 말할 때 표현을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쯤 해두자"고 말함으로써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NYT는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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