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측 수석대표인 헨리 폴슨 재무장관과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이(吳儀) 부총리는 이날 개막식이 끝난 뒤 25분간 단독 대좌하며 양국의 현안 경제문제에 관해 광범위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양측은 이어 환율 문제와 무역 불균형, 서비스 및 금융시장 개방, 지식재산권 보호, 환경 및 에너지 문제 등 6, 7개 분야를 놓고 세미나 식으로 대화를 나눴다.
미국 측은 이날 위안화 환율 문제와 지식재산권 보호, 미국산 쇠고기 수입 허용 문제를 집중 제기하며 중국 측을 몰아붙였다.
앞서 열린 미국 측 정책토론회에서는 “중국의 환율정책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제재를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며 지난해 12월의 1차 대화 때보다 훨씬 강도 높은 목소리가 이어졌다.
중국 측은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단속을 강화하겠다”며 양보 의사를 밝히면서도 단기간에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국은 대신 환경과 첨단 분야의 수입을 늘려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이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앞서 달러화 대비 위안화의 하루 변동 폭을 ±0.3%에서 ±0.5%로 확대하고 43억2000만 달러에 이르는 미국산 제품 구매 계약을 체결하며 대미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미국의 상하 양원 모두가 대중(對中) 강경 자세를 취하고 있는 민주당 수중으로 들어간 상태여서 중국으로서는 1차 대화 때보다 어려운 형편을 맞은 상태다.
미국은 이날 대화에 폴슨 재무장관을 비롯해 마이크 리빗 보건장관, 마이크 조핸스 농무장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등이 참석했다.
중국은 우 부총리를 비롯해 진런칭(金人慶) 재정부장, 보시라이(薄熙來) 상무부장, 저우샤오촨(周小川) 런민(人民)은행장 등 14명의 장관급 인사가 참석했다.
한편 1차 대화 때보다 더욱 첨예한 대립을 보인 2차 전략 대화를 중국 언론은 ‘홍문연(鴻門宴)’이라고 표현했다. 홍문연은 진나라 말기 유방과 패권을 다투던 항우가 홍문에서 연회를 열어 유방을 죽이려 한 고사에서 나온 말로 음모와 살기가 가득 찬 연회를 말한다. 그만큼 양국 대표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온갖 지혜와 전략을 짜내 필사적으로 싸울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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