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는 칸 영화제에서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황금종려상 다음 상인 그랑프리(심사위원대상)를 수상한 데 이어 올해 연기상까지 차지함으로써 세계적인 성가를 더욱 다졌다. 특히 이번 수상은 ‘한류’를 이끌어 온 한국 배우들의 연기력에 대한 국제적 검증이 더해졌다는 점에서 최근 침체에 빠진 한국 영화에 큰 자극과 격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도연은 영화 ‘밀양’에서 남편과 아들을 잇달아 잃은 극한 상황에서 아들을 살해한 유괴범을 신앙의 힘으로 용서하려다 같은 신앙에 눈떠 이미 구원을 받았다는 유괴범의 말에 절망하는 여성의 복잡다단한 심리를 절절히 소화해 냈다는 평을 받았다.
한편 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공산 치하에서 충격적 비밀 낙태의 실태를 다룬 루마니아의 크리스티안 문지우(39) 감독의 ‘4개월, 3주, 그리고 2일’에 돌아갔다. 그랑프리는 일본 여성 감독 가와세 나오미(38)의 ‘모가리의 숲’이 받았다. 감독상은 프랑스 영화 ‘잠수종과 나비’를 연출한 화가 출신 미국 감독 줄리언 슈나벨(56), 남우주연상은 ‘추방’의 러시아 배우 콘스탄틴 라브로넨코(46)에게 돌아갔다.
칸=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