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는 간디 이후 유일한 민주주의자”

  • 입력 2007년 6월 5일 03시 03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신이 “세계에서 유일한 민주주의자”라고 주장하며 “퇴임 후에도 정치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4일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근교 노보 오가료프 별장에서 주요 8개국(G8)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나는 순수하고 절대적인 민주주의자이며, 마하트마 간디 이후 전 세계에 나처럼 순수한 민주주의자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푸틴 정부가 언론을 탄압하고 야당활동을 견제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그는 “민주주의를 탄압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그런 비판을 하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라며 “나는 러시아에 파멸이 아니라 그 반대의 것을 가져다 주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올해 54세인 푸틴 대통령은 “나는 아직 정치에서 은퇴할 나이가 아니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집에 앉아 있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퇴임 후에도 계속 활동할 것”이라며 “어떤 분야에서 일할지는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대통령 임기에 제한을 두는 것은 어쨌든 옳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현행 2기 연임만을 규정한 헌법을 고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영국 더 타임스는 “많은 전문가는 푸틴 대통령이 내년 3월 임기가 끝난 후에도 차기 대통령 뒤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의 브런원 매덕스 기자는 “크렘린궁은 인권탄압에 대한 국제적 논란이 고조되자 ‘러시아의 메시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이번 인터뷰를 마련한 듯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민주화 후퇴로 G8 회원국에서 퇴출당할지도 모른다는 일부 관측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서 “고문, 불법 체포, 노숙자 등의 끔찍한 문제가 일어나는 미국을 비판하지 않고 우리를 비판하는 것은 위선”이라고 주장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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