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신문 천안문추모광고 삭제

  • 입력 2007년 6월 5일 17시 27분


'톈안먼(天安門) 사태' 18주년을 맞아 중국에서도 '백지광고 사태'가 발생했다.

쓰촨(四川) 성의 성도 청두(成都)에서 발행되는 청두만보는 5일 14면 오른쪽 하단에 1989년 6월 4일 톈안먼 광장에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는 내용의 광고를 실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언론매체에 톈안먼 사태의 희생자 추모 광고가 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의 말을 빌려 "현재 공안이 광고가 나간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기자가 청두만보 인터넷 홈페이지(www.cdwb.com.cn/)에 접속했으나 5일자 14면은 광고가 아예 보이지 않고 백지상태였다.

청두에 사는 한 지인은 "청두만보를 직접 사 봤지만 5일자 14면 하단엔 주자이거우(九寨溝)와 설산(雪山) 여행 광고가 들어있었다"고 전했다. 따라서 당초 실렸던 톈안먼 희생자 추모 광고가 빠지고 여행사 광고로 급히 대체된 것으로 보인다.

기자는 청두만보에 직접 전화를 걸어 경위를 물었으나 응답자는 "(그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며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톈안먼 사태는 1989년 6월 4일 새벽 100만여 명의 시민 학생들이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 요구 연좌시위를 벌이다 무력 진압으로 1400명가량이 숨지고 1만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4일 저녁 홍콩에서는 약 5만5000명(경찰 추산 1만9000명)이 모여 톈안먼 사태 희생자를 기리고 중국 대륙 정부에 재평가를 촉구했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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