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내면 판단이 흐려져 일을 그르친다는 통설과는 달리 분석적이고 신중한 결정을 하는데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라이브 사이언스닷컴이 11일 보도했다.
화가 날 때는 지엽적인 사항은 제쳐 두고 정말 중요한 사실에만 집중해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샌타 바버라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은 '인성과 사회 심리학회보'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평소 합리적인 사고에 서툰 사람들조차도 화가 날 경우 더욱 분석적이고 신중한 결정을 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분노가 인간의 사고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A 집단 학생들에게는 다른 사람들의 신랄한 비난을 받도록 해 화가 나도록 유도했다. B 집단 참가자들에게는 화를 유도하지 않았다.
그런 다음 두 집단 학생 모두에게 두 가지 글을 읽도록 했는데 하나는 각종 과학적 연구를 인용해 설득력 있는 주장을 하고 있고, 다른 글은 근거가 빈약한 주장을 담은 것이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두 가지 글을 읽고 평가하라고 주문한 결과 화가 난 A집단 학생들은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편 글에 후한 점수를 주었으나, B 집단 학생들은 설득력 있는 글과 그렇지 못한 글을 구분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논리적 분석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반복한 결과 화가 난 상태에서 실험에 응한 학생 집단이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린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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