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설가 쑤퉁(蘇童·44·사진) 씨는 “남산 한옥마을을 가보니 집 모양새도, 사람들의 친절한 모습도 어렸을 적 고향 쑤저우(蘇州)와 비슷했다”며 첫 방한의 소감을 밝혔다. 그는 위화(余華)와 함께 ‘중국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꼽히는 소설가이자,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영화 ‘홍등’의 원작자로도 유명하다. 장편 ‘나, 제왕의 생애’와 ‘쌀’, 소설집 ‘이혼지침서’ 등이 잇달아 국내에 번역 출간됐으며, ‘잘 읽히는 소설’로 입소문이 나면서 독자층을 넓히고 있다.
12일 만난 쑤퉁 씨는 ‘잘 읽히는 소설’의 비결이 서사 위주의 전개에 있음을 밝혔다. 왕위에서 쫓겨난 가상 국가의 왕이 줄타기 광대가 된다는 ‘나, 제왕의 생애’는 지난달에 국내 출간된 뒤 한 달 만에 5000부가 나갈 만큼 반응이 좋다. 이렇게 독특한 상상력을 발휘하기도 하고, ‘쌀’ 같은 작품에선 날선 사회비판 정신을 드러내기도 한다. 윗세대 작가들에게 정신적 상처였던 문화대혁명에 대해서도 그는 “어린 시절의 추억일 뿐”이라며 자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문학의 설 자리가 좁아지는 추세에 대해 그는 “문학은 거대한 의미를 찾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고독함을 달래줄 친구 같은 존재”라면서 “인간은 누구나 고독할 수밖에 없고, 고독한 사람은 고독의 근원을 책 속에서 찾으려고 하며, 그러므로 문학 독자는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