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이비붐 세대 늙어선 ‘일찾기 붐’

  • 입력 2007년 6월 14일 03시 08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난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 출생)가 은퇴하는 시기는 그 이전 2차대전 세대(1936∼1945년 출생)나 대공황 세대(1926∼1935년 출생)보다 더 늦춰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AP통신은 12일 새로 발표된 두 가지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선두주자가 60대에 접어들기 시작한 베이비붐 세대는 전 세대에 비해 학력과 임금이 높고 수명도 길지만 높은 이혼율과 별거로 초래된 재정적 어려움, 갈수록 증가하는 생계비용과 건강관리 비용으로 은퇴를 앞당기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는 것이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윌리엄 프레이 초빙연구원은 먼저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로 65세 이상의 노년인구 증가율은 2011년이면 최고조에 달해 이른바 ‘노년층 쓰나미(지진해일)’가 몰아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베이비붐 세대는 전후 경제번영의 혜택을 누리던 2차대전 세대와 달리 기존의 틀을 깨고 공적, 사적 제도를 크게 변화시켰다”면서 “나아가 이들의 고령화는 미국 사회 전반의 흐름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흐름의 변화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프레이 연구원에 따르면 1980년 55∼64세의 미국인 가운데 3분의 2는 결혼한 부부로서 가정을 이루고 있었으나 2005년에는 그 비율이 58%로 떨어졌다.

또 그동안 늘어난 개인연금과 사회보장연금으로 조기에 은퇴해 노년을 즐기는 경향이 50년 전부터 꾸준히 늘어났으나 이 같은 조기 은퇴 경향도 줄어들고 있다.

1950년에는 65세 이상 노년 남성의 절반가량이 계속 일을 했으나 1980년대에는 일하는 노년 남성의 비율이 최저치인 16% 이하로 떨어졌다가 현재 19%로 올라갔다. 따라서 앞으로 더 많은 베이비붐 세대가 65세 이후에도 계속 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성의 경우 65세 넘어서도 직업을 갖는 경우는 1950년대 이후 꾸준히 10%대에 머물고 있다.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모두 7800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이들은 내년에 사회보장연금을 받을 수 있는 62세가 된다.

상당수 노년층은 자발적으로 계속 일하길 원하겠지만 일부는 은퇴자를 위한 건강보험이 줄어들면서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계속 다녀야만 하는 형편이 될 수밖에 없다. 국립노화연구소(NIA)의 노령인구 조사결과도 건강보험과 사회보장비용의 증가로 베이비붐 세대가 더 오랫동안 활동적 삶을 살아야 하는 추세를 보여 준다. 리처드 수즈먼 NIA 연구원은 “사람들이 더 오래 살게 되는 만큼 추가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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