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올 3월 출범한 하마스-파타당 공동내각은 붕괴됐고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는 하마스의 가자지구와 파타당의 요르단 강 서안으로 양분됐다. 나아가 이미 100여 명의 희생자를 낳은 양측 무장조직 간의 충돌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아바스 수반은 이날 내각 해산과 함께 비상사태를 발령하고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에 다국적군을 배치해 줄 것을 유엔에 요청했다. 자치정부에서 하마스를 대표해 온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는 아바스 수반의 내각 해산 명령에 따라 자동으로 총리 직을 박탈당하게 됐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온건 성향의 아바스 수반과 파타당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거듭 표명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4일 아바스 수반과 전화통화를 하고 “아바스 수반은 정당한 권위를 행사한 것”이라며 지지를 표시했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도 “이번 사태는 하마스의 사악함과 잔혹성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가자지구 내 파타당 통제 아래 있던 보안시설들이 복면을 쓴 하마스 무장조직에 장악되면서 각종 약탈행위가 벌어지고 일대가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졌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하마스 전사들은 자동차에 무기와 컴퓨터, 가구 등을 가득 실은 채 사라졌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한 목격자는 “이라크전쟁 직후와 다름없다.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이제 정의와 이슬람 통치의 시대가 왔다”고 선언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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