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軍, 하마스 고립 작전…가자지구 북부 진격 국경 봉쇄

  • 입력 2007년 6월 18일 02시 59분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장악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군을 전격 진격시키고 국경을 봉쇄하는 등 가자지구의 하마스 고립 작전에 나섰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지를 받고 있는 파타당의 당수인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하마스 주도 내각을 대체할 비상내각을 17일 공식 출범시켰다. 그러나 하마스는 비상내각 자체가 불법이라면서 인정하지 않아 팔레스타인을 둘러싼 상황이 극도의 혼미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에프라임 스네 이스라엘 국방부 차관은 17일 현지 라디오를 통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로 진격했음을 공식 발표하고 “이번 행동은 예방적인 성격이며 당분간은 다른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군대의 진격과 함께 물과 발전용 전기를 제외한 연료 등 공급도 중단했다. 가자지구에 연료를 공급하고 있는 이스라엘 에너지 업체인 로드 알론은 “가자지구 주유소에 대한 연료 공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에 앞서 15일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하자 이스라엘 쪽의 에레즈 검문소와 이집트 쪽의 라파 국경 터미널의 가동을 중단해 가자지구로의 식료품과 생필품 운송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자립 기반이 취약해 식량과 생필품 등을 국제 구호단체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가자지구가 전면 봉쇄되면 1개월 후에는 주민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당분간 하마스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를 약화시키기 위해 가자 주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봉쇄를 강화하면서 하마스의 반대 정파인 파타당의 입지를 강화하는 일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17일 미국에 도착한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와 협력할 파트너는 하마스가 포함되지 않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라며 하마스 고립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파타당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진공은 지난해 7월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이후 약 1년 만의 대규모 군사행동이다.

영국 더 타임스는 17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단행하면 파타당 보안군으로부터 압수한 무기로 무장한 약 1만2000명의 하마스 무장세력의 저항을 받게 되며 이럴 경우 지난해 레바논에서의 대(對)헤즈볼라 전쟁 때보다 더 격렬한 무력 충돌이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파타당이 17일 출범시킨 비상내각에서는 살람 파야드 총리가 외교, 재무장관을 겸한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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