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재일교포 원로 사업가인 이들은 “일본을 이기려면 일본을 알아야 한다”며 연구소 공사비의 절반인 20억 원을 기부했다.
현재 일본에서 호텔, 리조트, 관광회사 등 몇백억 원 규모의 사업체 여러 개를 이끌고 있는 곽 회장은 이전에도 국내 여러 대학에 몇십억 원의 발전금을 기부해 왔다.
또한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어 하는 일본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 지한파 일본 인재를 양성해 왔다.
15일 개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 곽 회장은 “선진국을 결정짓는 것은 교육 수준과 경제 수준”이라며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이 두 가지 수준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 수준이 올라가면 경제 수준은 자연히 따라 오른다”라는 말로 고국의 대학과 젊은 인재 양성에 기부를 아끼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저는 ‘의무교육’이란 말조차 없던 시대를 살았습니다. 고향인 충남 금산에서는 작은 학교(초등학교)만 겨우 마쳤지요. 18세에 홀로 일본에 가 난생 처음 보는 신문물로 가득한 도회지의 모습을 봤습니다. ‘모르는 것보다 더 원통한 일은 없구나’라고 생각했지요.”
말도, 글도, 풍습도 다른 남의 나라였지만 곽 회장은 ‘여기서 배우고 여기서 성공하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무슨 사업을 해도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았고 끊임없이 늘 새로운 것을 배워야 했다. 그는 “일본에서 고학(苦學)을 하면서 한국의 젊은 인재들을 지원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일본의 경제력이 한국보다 조금 앞서 있지만 조만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한국도 기본 교육 수준이 많이 올라간 만큼 이제는 인성, 문화 소양, 경제 지식, 국제 감각 등 다른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선진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구순의 나이에도 한 달에 한두 번씩 꼭 고국을 찾는다. 지금도 일본 오사카(大阪) 일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사업체 사무실을 매일 아침 직접 둘러보고 경영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본인이 직접 내린다. “배움은 부족했어도 힘들다고 포기한 적은 없다”고 단언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여전히 에너지가 넘친다.
“한국이 선진국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믿고 있어요. 저의 지원으로 젊은 사람들이 많은 배움을 얻는다면 그만한 기쁨이 없을 겁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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