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한국의 '비만부부 입양금지'싸고 논란

  • 입력 2007년 6월 18일 17시 30분


'뚱뚱한 사람은 좋은 부모가 될 수 없을까?'

한국과 중국 대만의 입양기관이 내부적으로 설정한 '비만 부모' 기준이 호주 사회에서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호주 언론은 18일 '아기들이 균형잡힌 환경에서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라며 아시아 국가들이 비만 부부의 입양을 금지하고 있다'고 전한 뒤 호주인들의 반응을 소개했다.

호주 신문들은 특히 한국과 대만 정부의 지침을 예로 들어 '체질량지수(BMI)가 30이상인 부부는 자격이 안 되며 중국도 최근 BMI가 40인 부부들에게 비슷한 조치를 내렸다'고 전했다.

호주 입양 지원단체나 의사들은 BMI가 건강을 올바르게 나타내는 기준이 될 수 없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퀸즐랜드 주 국제 입양가정 협회의 샤론 바이얼리 회장은 "BMI를 기준으로 입양 제한 조치를 내려 호주 내 많은 부부들이 원하는 가족조차 구성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한국 친선단체의 스티브 핀겔 회장은 "입양이라는 위기상황을 경험한 아기들에게 가능하면 가정 안정된 환경을 제공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입양기관들의 조치를 옹호했다.

한국 보건복지부는 입양 부모들의 체중에 가이드라인을 정해놓지 않고 있지만 입양기관들은 해외 양부모를 초청할 때 간접적으로 비자 발급 여부에 개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와 미국 지역 해외입양을 담당하는 동방사회복지회 관계자는 "비만 가정이 많은 미국과 호주를 대상으로 양부모 건강을 체크하는 기준을 정해놓긴 했지만 강제적인 것은 아니다. 단지 입양기관이 좋은 가정에 아이들을 입양시키기 위해 내부적으로 정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BMI는 사람의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20~25는 정상이고 △25~30은 과체중이며 △30~40은 비만이고 △40~50은 병적비만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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