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경제읽기]中 고속성장 뒤의 ‘노동자 눈물’

  • 입력 2007년 6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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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중국이 개혁개방을 시작한 지 올해로 29년, 중국의 경제성장은 놀라울 정도다. 197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9.6%. 특히 개혁개방 초기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직후, 1990년대 말 동아시아 금융위기 시기를 제외하면 모두 10% 이상의 초고속 성장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1978년 3645억2000만 위안(약 44조7630억 원)이던 중국의 GDP는 작년 20조9407억 위안(약 2571조5180억 원)이 돼 57.4배로 확대됐다. 1인당 GDP 역시 지난해 1만5659위안으로 1978년 381위안보다 41.1배로 증가했다.

초고속 성장의 이면엔 노동자의 희생이 있었다. 1978년 568억9000만 위안으로 전체 GDP의 15.6%이던 노동자 임금총액 비율은 2006년 11.2%(2조3454억 위안)로 줄었다.

최저임금은 가련할 정도다. 지난해 중국의 최저임금은 270∼780위안 수준.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는 700위안 안팎이지만 장시(江西) 허난(河南) 간쑤(甘肅) 성의 시골은 300위안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소비가 늘 리 없다. 1990년 전체 GDP의 62.5%였던 소비지출 비율은 2005년 51.9%까지 떨어졌다. 가계소비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90년 48.8%에서 2005년 38.0%까지 하락했다.

중국 국가노동사회보장부는 지난달 14일 대대적인 근로자 우대정책을 발표했다. 최저임금을 올리고 단체협상을 통해 기업의 성장과실을 근로자도 누릴 수 있도록 하며 노동시간 및 급여에 관한 노동 감독을 강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탄광 등 고난도 직무는 보조금을 주고 정부의 노동시장 관리를 크게 강화한다는 것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는 노동자를 진정으로 생각했다기보다 내수를 진작하기 위한 정책 중 하나로 출발했다. 지나친 수출 위주의 경제성장 정책이 무역마찰을 불러오고 경제의 대외 의존도를 높이는 등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였다.

중국 헌법 제1조는 ‘중화인민공화국은 노동자 계급이 영도하고 노동자·농민연맹을 기초로 한 인민민주전제정치 사회주의 국가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가장 중국에서 신음하는 계층은 노동자 계급이라는 느낌이다.

하종대 베이징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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