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총리 “가톨릭 개종”… 성공회 떠나 30년 소원 실현

  • 입력 2007년 6월 23일 03시 01분


가톨릭 신자가 되겠다는 토니 블레어(사진) 영국 총리의 꿈이 30년 만에 실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총리 직에서 물러나는 블레어 총리는 퇴임 직후 영국 성공회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할 것이라고 영국 언론들이 블레어 총리 측근의 말을 인용해 22일 보도했다.

블레어 총리는 특히 23일 교황청으로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예방해 자신의 개종과 자신의 이름을 붙인 종교 간 협력 재단(Blair Inter-Faith Foundation)의 설립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블레어 총리의 개종 결심을 인도한 ‘정신적 안내자’는 부인 셰리 여사로, 자녀 4명 역시 모두 가톨릭 신자로 컸다.

블레어 총리는 옥스퍼드대 재학 시절이었던 30여 년 전부터 가톨릭 개종을 원했으며 총리가 되기 전까지는 가톨릭 미사에 공개적으로 참석했다.

다만 총리가 된 뒤에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가족과 함께 영국 공군 소속 신부가 집전하는 미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1688년 명예혁명 이후 발표된 권리장전에서 가톨릭 신자의 왕위 계승을 금지함에 따라 영국 왕 중 가톨릭 신자는 한 명도 없었고 총리 중에도 가톨릭 신자가 전혀 없었다. 이 같은 전통 탓에 블레어 총리는 재직 중 끊임없이 제기된 개종설을 부인해 왔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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