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보수 성향의 주간지 '위프로스트(Wprost)' 최신호는 '유럽의 계모'라는 제목과 함께 메르켈 총리가 폴란드의 쌍둥이 형제인 레흐와 야슬로프 카진스키 대통령과 총리에게 젖을 물린 합성 사진을 게재했다. 26일 독일 슈피겔 보도에 따르면 이 사진은 메르켈 총리 얼굴과 21세 누드 모델의 가슴 사진을 이용한 몽타주로 제작됐다.
기사에서 위프로스트는 21일 브뤼셀 EU 정상회의 중 독일처럼 인구가 많은 나라에 유리한 '이중 다수결 제도'를 폴란드가 반대해 도입을 유예시킨 점에 지지를 나타냈다. 기사는 또 '유럽의 계모'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독일이 식민주의적 망상을 버리지 못했으며 폴란드를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표지와 기사에 독일 언론들은 매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AP가 보도했다. 독일 최대 발행 부수의 일간지 빌트는 26일자 1면에 '폴란드가 독일 총리를 조롱하다' '벌거벗은(적나라한) 공격'이란 제목과 함께 문제의 합성 사진을 게재했다. 베를린의 타블로이드 신문 베를리너 차이퉁도 '좌절한 폴란드, 메르켈을 모욕하다'는 제목으로 문제의 사진을 실었다.
독일 총리실은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보수 성향의 에두아르트 린트너 의원은 "폴란드의 품위 없는 행동이 독일인들의 감정을 자극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위프로스트는 2003년에도 제2차 세계대전 후 폴란드에서 추방된 독일인 단체장이 나치 복장으로 당시 슈뢰더 총리 위에 올라탄 사진을 게재한 바 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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