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페스토 열풍이 처음 분 것은 2003년. 그해 1월 기타가와 마사야스(北川正恭) 당시 미에(三重) 현 지사가 전국지사회의에서 ‘각자 매니페스토를 써보자’고 주창한 것이 계기였다.
같은 해 4월 지방선거에서는 사가(佐賀) 현의 후루카와 야스시(古川康) 지사, 이와테(岩手) 현의 마스다 히로야(增田寬也) 지사, 가나가와(神奈川) 현의 마쓰자와 시게후미(松澤成文) 지사가 매니페스토를 내걸어 당선됐다.
이들이 내놓은 매니페스토는 “임기 4년간 치안 강화를 위해 행정공무원 1500명을 축소하고 경찰공무원 1500명을 늘리겠다” “공무원 인건비 총액을 4년간 연간 2400억 엔 이하로 억제하겠다”는 등 구체적인 예산과 추진 일정을 갖추고 있었다.
이후 와세다대 매니페스토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기타가와 교수는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매니페스토 검증대회를 열어 이들의 진척도를 살펴왔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1월에는 5개 현 지사의 △매니페스토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과정 △진척도 △확산도가 점수화돼 평균 86∼88점을 받았다.
매니페스토는 때로 수정되기도 한다. 지난해 7월 당선된 가다 유키코(嘉田由紀子) 시가(滋賀) 현 지사는 25일 집권 1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갖고 “매니페스토보다 지역의 재정 재건이 먼저임을 깨달았다”며 유권자들의 양해를 구했다. 공약을 미루더라도 유권자들에게 설명의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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