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집권 2기(2007∼2012년)를 위한 지방조직 정비가 끝난 셈이다. 후 주석은 앞서 ‘6·25 강화(講話)’를 통해 17대 당 대회 이후 5년간 중국을 이끌고 갈 이념 및 노선으로 자신이 주창한 ‘과학 발전관’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후 주석의 집권 후반기를 위한 사상과 지방조직이 갖춰짐에 따라 앞으로 당 대회 직전까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등 중앙핵심권력을 둘러싼 치열한 권력다툼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조직은 줄이고, 연령은 낮추고, 학력은 높이고=이번에 교체된 지방지도부는 성급(省級) 당위원회 상무위원만 400명에 이른다. 이 중 당 서기와 성장(부서기급), 당 부서기 등 정·부(正·副)서기는 98명.
지방 지도부 교체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부(副)성장은 줄이고, 연령은 낮춘 반면 학력은 높아진 것.
성마다 5명이던 부서기는 2명으로 제한하라는 중앙 정부의 지시에 따라 종전의 158명에서 58% 줄어든 67명으로 감소했다. 성급 당위원회 상무위원의 평균연령은 55세에도 못 미친다. 당 서기의 평균 나이도 58.4세에 불과하다. 98명의 정·부서기 가운데 60%인 59명이 석·박사다. 후 주석을 포함한 제4세대 지도부가 문화대혁명 후유증으로 대학 문턱에도 가지 못했거나 겨우 대학만 졸업한 것과 대비된다. 후 주석은 명문 칭화(淸華)대를 졸업했다.
기술 관료가 많은 4세대 지도부와 달리 인문사회 출신자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핵심권력 본격 쟁탈전은 이제부터=5년마다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2000여 명의 전국대표가 선출하는 대상은 중앙위원과 중앙후보위원, 중앙기율검사위원이다. 2002년엔 중앙위원 197명, 후보위원 158명, 중앙기율검사위원 121명을 선출했다.
하지만 핵심 포인트는 당 대회가 끝나자마자 열리는 중앙위원회의 제1차 전체회의다. 여기서 중국 정치권력의 심장부인 정치국원과 정치국 상무위원을 뽑는다.
현재 8명인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차기에도 상무위원직을 확실히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사람은 후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3명뿐이다.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할 후보로는 후 주석의 직계이자 제5세대 핵심지도자로 알려진 리커창 랴오닝 성 서기와 장더장 광둥 성 서기, 위정성 후베이 성 서기가 유력하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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