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은 이날 익명의 평창 유치위원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 평창이 500억원(4000만 유로) 정도를 유치전에 쓴 반면 소치는 그보다 많은 750억원(6000만 유로) 이상을 쏟아 부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자료는 없지만 현지 분위기에 따르면 두 도시는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잘츠부르크보다 훨씬 많은 돈을 사용했다. 잘츠부르크는 탈락 직후 유치전에 119억 원을 투입했지만 소치와 평창에 정치력과 자금력에 밀려 졌다고 푸념했다.
평창은 현지 실사에서 나타난 우위를 바탕으로 이성과 감성을 적절히 조화시켜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IOC 위원들을 표심을 잡으려는 '점잖은 방법'을 택했으나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의 자금력을 앞세운 소치의 저돌적인 공격 앞에 힘을 잃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물량 공세는 앞으로 올림픽 유치에 나설 도시에도 상당한 부담을 안길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IOC 위원들은 이번 유치전에 쓰인 돈은 2012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나섰던 5개 도시가 쓴 금액과 맞먹는다며 많은 돈이 필요한 현실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IOC가 윤리 규정을 꼼꼼하게 만들어 놓아 IOC 위원을 대상으로 향응을 베푸는 등 '검은 돈'의 쓰임새는 사라졌지만 전 세계를 상대로 펼치는 홍보에 들어가는 자금은 만만치 않다.
수천 억을 쏟아부어야 하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얼마나 자금을 모으고 적절하게 집행하느냐'가 승부를 가르는 요소가 된 지 오래라는 사실을 보면 국제 대회 유치전도 다를 수 없다.
미국의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은 이번 유치전에서 맞붙었던 세 도시가 투입한 비용을 고려할 때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도전 중인 시카고는 훨씬 더 많은 금액을 모아야할 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시카고는 이미 32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지만 수백만 달러 이상을 더 끌어 모을 예정이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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