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보다 튀면 곤란” 몸 낮추는 클린턴

  • 입력 2007년 7월 7일 03시 06분


아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오른쪽)의 대선전을 도우면서 철저하게 몸을 낮추고 있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동아일보 자료 사진
아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오른쪽)의 대선전을 도우면서 철저하게 몸을 낮추고 있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동아일보 자료 사진
아내 연설때 단상 뒤편서 경청

자신에 시선 쏠릴까 잔뜩 긴장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부인이자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위해 본격적인 지원 유세에 나섰다. 한편으로는 잔뜩 조심하는 모습이다. 조연이 주인공보다 돋보일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 아이오와 주 유세장에서 청중은 힐러리 의원보다 오히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모습에 더욱 환호했다고 뉴욕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무대 뒤편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외조는 매우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힐러리 의원에게 연설문을 읽거나 얼굴 표정 짓는 법을 지도하고 수시로 목과 어깨도 주물러 준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유권자들 앞에서 그의 몸가짐은 매우 조심스럽다. 아직도 대중적 인기가 높은 그로서는 사실 힐러리 의원보다 ‘덜 매력적으로 보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힐러리 의원이 25분간 연설을 하는 동안 그는 단상에서 물러서 무심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원 유세도 6분을 넘기지 않았다.

‘부인보다 더 돋보이는 것 아니냐’고 기자들이 묻자 클린턴 전 대통령은 “내가 힐러리를 막아서 버리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자신은 그저 들러리로 그쳐야 한다는 생각인 듯하다.

그러나 힐러리 의원 측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인기가 사람들을 유세장에 끌어 모으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한다. 경쟁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도 클린턴 부부의 행보를 주시하며 클린턴 전 대통령의 등장이 가져올 득실을 따지느라 분주하다.

클린턴 부부의 유세를 지켜본 아이오와대 페버릴 스콰이어(정치학) 교수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나서지 않으려고 매우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두 사람 중 누가 대선 후보인지 헛갈리는 유권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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