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올림픽 개최지 선정 방식을 바꾸겠다는 뜻을 비쳤다.
로게 위원장은 8일 제119차 과테말라 IOC 총회를 마친 뒤 “지금처럼 각국 정상이 IOC 위원의 투표 현장에 나타나는 것은 장단점이 있다”며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IOC는 과거 위원들이 개최지 투표 전 후보 도시를 직접 둘러봤으나 1999년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이 터지자 윤리 규정을 강화해 현지 실사 평가단이 후보 도시에 대한 보고서를 내는 것으로 대체했다. 그 대신 각국 정상이 유치 과정에 대거 참여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소치가 승리한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때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런던이 프랑스 파리에 역전승한 2012년 하계올림픽 유치 때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게 중론이다. 게다가 이번 유치 경쟁에선 기반 시설이 전무해 최하위로 평가됐던 러시아 소치가 선두주자였던 한국의 평창을 제치고 개최지로 선정되자 현지 실사와 프레젠테이션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이에 로게 위원장은 “필요하다면 후보 도시가 유치를 위해 쓴 비용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이날 강원도청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2018년 동계올림픽 재도전 여부는 지역 주민과 도민들의 뜻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지사는 “두 번 도전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과 자산을 바탕으로 가급적 빨리 재도전을 선언하는 것이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국제 스포츠계의 조언도 있다”고 말해 재도전의 가능성을 열어 놨다.
김 지사는 ‘알펜시아 리조트’ 건설 사업과 관련해선 “유치 여부와 관계없이 종합 리조트 건설은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원주∼강릉 철도, 경춘선 복선전철, 제2영동고속도로, 동서고속도로, 동해고속도로 등 5개 사회 간접자본 사업에 대해서도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와 각 부처를 찾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춘천=최창순 기자 cschoi@donga.com
댓글 0